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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록/Porto_한달

Day1. 포르투까지 22시간

by 홍차23 2020. 1. 23.

2020.01.21-22

 

인천공항-> 이스탄불 공항-> 포르투공항에 22시간의 비행+경유를 거쳐서 도착했다. 70만원으로 여기까지 온다고 참 고생 많았다 나.

 

터키공항

  위에 사진은 터키공항에서 6시간 경유를 하는 동안 와이파이도 안되고 정말 할 일이 없어서 그림 그렸던 오렌지쥬스 광고판.

여기에서 먹은 피자빵은 정말 맛이 없었다. 터키항공 기내식은 맛있던데 왜 그러지?

 

 

  터키공항에서는 미국으로 결혼하러 가는 필리핀 여자분을 만났다. 나보다 더 오랜 시간 경유를 한다고 해서 동지애가 느껴졌다. 원래는 아부다비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만난 남자랑 결혼하기로 해서 시카고로 가고 있다고 했다. 아부다비보다 미국은 발언의 자유가 있어서 좋다고. 아부다비에서 일하면서 중국인, 한국인을 많이 봤다고 한다. 근데 나를 보고 중국인인줄 알았다고. 뷰티풀이라고 하는데 재밌었다. 

 

 

숙소로 가는 길

 

  사진 하나를 올리면서 여기 인터넷 속도를 실감하고 있다. '1개의 파일을 업로드 중입니다.' 앞으로 코딩작업할 때 어떡하지..? 그냥 문제풀이나 해야 하나.

 

  숙소는 시내 중심가에서 15-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같은 비행기를 탔던 한국인 여자분과 동행했다! 이런 우연한 동행 좋다.) 30분 정도 가서 걸어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알려준 대로 20분 거리를 캐리어 끌고 가려니까 정말 막막했다. 다행히 역에서 내려 보니까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5분 정도만 캐리어를 끌고 걸었다. 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대부분의 도로가 울퉁불퉁한 벽돌길로 되어 있다. 캐리어가 자갈밭에 구르는 느낌이다. 

 

  버스타고 올라가는 길에 보니까 오르막길도 상당하고 큰 공사중이라 캐리어 끌고 걸어갔으면 정말 힘들었겠다. 아무튼 숙소는 시내에서 꽤 멀다. 그리고 이 길 주소를 알려줬는데 여기서 어떻게 번지수를 찾아가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도로명+4 R/C 이런식으로 보내줬는데 건물들에는 82 이런 식으로 두자리 수가 적혀 있었구요..? 

 

  다행인건 여기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면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고, 모르면 주변 사람한테 물어봐서 알려준다. 이 골목에서도 어떤 할아버지분이 안경을 바꿔 끼어가면서 글자를 봐주시고, 지나가는 여자분들에게 물어봐서 집을 알아내서 집 앞까지 계단 위로 안내를 해주셨다. 정말 너무 친절하시다 감사합니다!!

 

  호스트를 잘 만나서 집 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여기는 문을 안 잠그는게 문화인걸까? 건물로 들어가는 문도 잠금장치가 없고, 집에 들어가는 메인도어에도 잠금장치의 흔적 따위가 보이지 않는다. 개인실 정도만 문을 잠그고, 그것도 뭐 굳이 안 잠궈도 다 좋은 사람들이라 괜찮다고 호스트가 설명해줬다. 게다가..! 화장실에도 잠금장치가 없다. 그래서 occupied(사용중) 이라는 표지판을 걸어놓고, 들어가기 전에 노크하면 된다고. 대박이다. 

 

 

숙소에서 나오면서 보인 야경. 이걸 보고 마음이 풀어졌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숙소 근처는 관광지 분위기가 전혀 아니고, 또 엄청 이쁘고 그렇지도 않았다. 올드타운이라는 말처럼. 포르투는 800년 정도 된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숙소도 사진으로 볼 때보다 바닥의 마감 상태나 집의 문같은 것들이 좀 허술해 보였는데 그래도 장을 보러 저녁 6시쯤 나오자마자 마주한 이 풍경에 '그래 이거지' 싶었다. 별 거 아닐수도 있지만 이런 겨울치고도 따뜻한 저녁 공기, 파란 하늘. 이 곳의 저녁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치킨이랑 감자요리를 사서, 마트에서 와인이랑 아침 파스타할 것들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약간 쌀쌀한 거실에서 혼자 치킨을 먹으니까 좀 처량한 느낌이었다. 넷플릭스와 함께. 이건 집에서랑 똑같은데..? 그래도 우리 집은 따뜻했는데. 그리고 와인을 혼자 힘으로 땄다. 코르크마개랑 거의 사투를 벌였는데,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고 해도 다른 방도 다들 나가 있어서 결국 혼자 해냈다. 이렇게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늘리기 위해서 난 여기에 온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내일 저녁은 따뜻하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다. 혼자라서 좋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네. 포르투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첫날 밤은 스스로 딴 와인을 거하게 마시고 잠들었다. 

 

 

지금은 새벽 5시. 두번째 날 아침. 아직 밖은 깜깜하다. 여기는 몇 시쯤 동이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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