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1
이번주 내내 내리던 비가 이제 살짝 그쳐간다.
오늘은 항상 갔던 카페 부 대신 다른 카페인 Fabrica Roasters 에 왔다.
공간이 되게 넓다. 그리고 직원들이 친절하다. 너무 넓은 자리에 앉으면 사람들이 많아졌을 때 다시 옮겨야 할 것 같아서 가장 창가자리로 왔더니 약간 쌀쌀하다. 그래도 매장 안쪽에 앉았으면 적당한 온도였을 것 같다. 이 자리의 좋은 점은 마당같은 곳이 있는데 비가 와서 문이 닫혀있어서 내 자리에서 온전히 마당을 볼 수 있다. 나만의 마당같다.
오늘은 한 번 가봤던 거리를 다시 걸었다. 한 번 봤으니까 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말대로 다시 보니까 또 새로웠다. 하긴 매일 갔던 거리도 다시 가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텐데.
꿈에 아페고 레스토랑이 나왔다. 가본 적도 없는 곳인데 꿈에서 주문하고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당황했다가 집에 다녀와야 고민하는 장면이 나왔다. 정말 웃기다. 하루에 5~10유로 정도씩만 가지고 다녔더니 혹시 돈이 부족한 상황이 올까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그래서 이참에 현재 남은 돈을 3등분해서 정리했다. 일주일에 75유로씩 쓸 수 있다. 50유로 정도를 여유분으로 남겨놨다.
그래서 이번주는 카페를 4번정도 간다면 5유로씩 사용해서 20유로, 마트나 음식을 포장해서 먹는 비용으로 20유로, 레스토랑 20유로, 액티비티/쇼핑으로 15유로를 남겨놨다.
정말 이곳 포르투에서 커피랑 브라우니 케이크를 먹어도 5유로보다 적게 나오는 걸 생각하면 한국에서 음료 하나에 5-6000원이 거뜬히 넘는 것은 정말 거품이다. 카페를 자주 가는 것이 다시 한 번 큰 비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만한 자유로운 공간이 없기도 하지만.
그래서 다시 오늘 본 새로운 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건물들이 몇 개 있었다.
굉장히 아름답게 성모 마리아를 자개같은 것으로 묘사한 작품도 있었는데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 엘사의 드레스가 생각나기도 한다. 어떻게 이렇게 바다와 옷의 주름을 자연스럽게 묘사했지. 너무 아름다웠다. 알마스 성당의 파란 아줄레주 타일보다도 더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그 외에도 햄버거 집 옆에 그려진 그래피티와 함께 런던의 날씨같은 우중충한 그레이 하늘과 거리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맑은 하늘의 포르투, 따뜻한 햇살같은 이 도시의 첫인상도 좋았다.
그리고 이번주처럼 일주일 내내 비가 오면서 흐린 하늘일 때 이곳의 인상도 마치 내가 해리포터 세상 속에 있는 것 같다. 이 날씨에 건물들이 가진 낡고 오래된 감성이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이곳 로스터즈는 신기하게 카페라떼가 짠 맛이다. 아이스라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커피에 소금을 뿌리나보다. 그래도 분위기도 좋고 사람들도 좋으니까.
내가 생각했던 카페의 모습에 가장 근접하다. 카페 부는 굉장히 포르투적인 좁으면서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현대적인 느낌에 넓고 오픈마인드적인 느낌이다. 여름에 이 마당같은 장소에서 햇살을 받으면서 아이스라떼 한 잔을 마시면 너무 너무 행복하겠다.
어제는 감바스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새우는 6유로였고 버섯을 푸짐하게 넣었더니 더 맛있었다. 아직 1.5번 정도 더 만들어먹을 수 있다. 그리고 아침에 만든 돼지고기햄치즈 토스트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머스타드나 케찹이나 약간의 소스가 필요하지만, 1유로짜리 햄도 충분히 괜찮았고 오렌지쥬스와 함께이니 다 괜찮았다.
아침에 호안이 굿나잇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정말 재밌었다. 어제 회사 행사가 있어서 거의 12시쯤 들어온 것 같던데, 아직 술이 덜 깼던 것일까. 호안도 참 유쾌하고 좋은 홈메이트다.
회색 정장에 노란색 셔츠를 입고, 회사 행사라니 거기에 자신의 3시간이 들어가야 한다니 오우...라면서 투덜거리면서 갔는데 그 얘기를 나한테 하는게 재밌었다. 저번에 정육점도 같이 가서 볼로네제 미트를 사는 걸 도와주고, 참 좋은 사람이다.
아침에 시리를 열어서 ‘날씨 알려줘’라고 했다. 시리가 말하길, “지금은 날씨가 좋지만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거예요”라고 했다. 오늘은 14~16도 사이의 기온에 비 올 확률 90%이다. 아마 오후 4시쯤부터는 다시 비가 많이 올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 저녁에 계획했던 대로 아침 일찍 카페에 와서 오늘 분량의 글을 쓰고, 외부활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점심을 먹고 슬슬 코딩을 다시 할 계획이다. 아침 걷기, 거리 둘러보기는 성공적이다. 카페투어도 오케이! 두 번째로 괜찮은 카페를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원래 목적지였던 카페는 한달동안 공사중이라 닫혀 있었다. 어쩌다 보니 왔지만 괜찮은 여행이었다.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2월이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교육부 방침에 따라 2/24일 예정이었던 학위수여식은 취소됐다. 그렇다면 혹시 3월에 다시 하는걸까? 내 졸업식은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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